패션모델의 대모, 고은경 대표를 만나다 - The Korea Times

패션모델의 대모, 고은경 대표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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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KPLUS President Ko Eun-kyoung, center, poses with her agency models. / Courtesy of YGKPLUS

YGKPLUS 고은경 대표와의 일문일답 (아래는 기사가 아닌 인터뷰 내용입니다)

1. 고은경 대표님의 모델 시절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어머니와 친하신 분께서 꽤 큰 의상실을 하셔서 우연히 패션쇼에 가게 되었다. 그때 유해영, 루비나, 이희재 선생님을 보고 멋지다 생각했는데, 우연히 대학교에 진학해서 교수님 권유로 모델을 시작하게 되었다. 당시에는 아르바이트로 시작했다.

당시 유일하게 모델을 양성하는 곳이 국제복장학원이었다. 지금도 명동에 있다. 국제복장학원에서는 디자이너와 모델을 양성한다. 그곳에서 교육을 받고 모델센터에서 (모델 일을) 시작했다. 한 3-4년 하다가 모델라인으로 옮겨가 비슷한 기간 동안 일을 했다. 각각 4년씩, 총 8년 정도 일을 한 것 같다. 그때는 지금처럼 계약서를 쓰고 하는 것은 아니었다.

2. 모델들을 양성하게 된 계기가 무엇입니까?

원래 꿈은 외교관이었다. 어렸을 때 우리 집에는 김찬삼 씨의 세계여행기가 20편 넘게 있었고 책들을 읽으며 세계는 이렇게 넓구나 생각했다. 지금까지도 좋아하는 것이 지구본이다.

그런데 우연히 모델을 하게 되면서 디자이너 이영희 선생님과 해외를 다 돌았다. 그 시절에는 해외 나가기가 매우 힘들었던 시기다. 일본 여행도 비자가 필요했다. 당시 일본을 시작으로, 뉴욕, 파리 그리고 밀란 등 세계를 돌아다녔다. 정말 세상이 이렇게 좋은 직업이 있구나 생각했다.

이영희 선생님께서 당시 나를 포함한 모델들에게 ‘너희들이 외교관이다’라고 말씀해주셨다. 패션쇼를 다니면서 많은 나라의 문화를 접했다.

나는 가르치는 것에도 재능 있다고 생각한다. 필드에서 뛰면서 동덕여대에서 4년 동안 모델학과에서 교수직을 맡았고, 서울예술종합학교에서 역시 4년 동안 겸임교수로 모델들을 가르쳤다.

또, SBS슈퍼모델이라는 프로그램에서 1회를 시작으로 20년 동안 참가모델들을 교육해왔다. 중간에 잠깐 쉬었는데 올해 다시 시작한다.

후배양성은 1989년부터 했는데 첫 제자가 차승원이었다. 차승원 씨는 내가 아카데미에서 근무할 때 친구와 같이 왔다. 고등학교 3학년이었고 교복을 입고 왔다. 너무 멋있었다. 당시 차승원 씨만 보였다. 처음에는 자긴 그런 것 (모델) 모른다, 안 한다고 했다. 그런데 내가 너는 타고난 모델이니까 일주일 동안 고민해보고 와라 했다. 그런데 3일 만에 왔다. 1년은 고생하고, 그 다음부터 승승장구하며 지금의 위치까지 올랐다.

이 외에 배우 김민준 씨도 내가 발굴해 데뷔시켰고 강동원 씨는 내가 처음 구찌 패션쇼에 데뷔시켰다. 그러다 빨리 방송계로 빠진 케이스다.

3. 수많은 모델들을 양성해왔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모델이 있나요?

2000년도 초반에 조계형이라고, 딱 보는 순간 얘는 배우 시켜야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 계형이 눈빛이 좋아 방송을 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그런데 결국은 본인이 꿈이 없으면 힘들다고 느끼는 것이, 나는 정말 (계형이가) 동원이 만큼 잘될 수 있는 친구라 생각했는데, (계형이가 배우로써) 꿈이 없었던 것 같다.

예전에 SBS 예능 프로그램 엑스맨에도 나오고 방송에도 많이 나왔는데, 본인의 꿈이 절실하지 않았던 것 같다. 또 다른 차승원이 될 수 있었을텐데……그때 잘나가던 친구가 못하니까 괜히 방송을 시켰나 라는 생각도 든다. 모델이 꿈인 친구를 너무 방송으로 밀어서 못 버티고 이 업계를 떠난 것 같다.

4. 전 모델 에이전시 DCM에서 대표이사로 계셨고, 이후에 새로운 모델 회사인 K-Plus를 설립하며 3년 만에 YG엔터테인먼트와 합병했다. CEO로서 대단한 활약을 펼치셨고 모델 계의 대모라고도 불립니다. 성공 요인이 무엇인가요?

이 직업이 희한하게도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인데, 또 내가 너무 좋아하는 일이다. 이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아직도 이 나이에 필드에서 뛰어 다닐 수 있는 것은 열정이 있기 때문이다. 부족한 모델을 키워서 모델이 크면 내가 너무 행복하다.

5. KPLUS를 YG와 합병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2008년도 K-plus라고 독립회사를 차렸고, 3년 정도 회사를 안정시킨 뒤, 2014년 2월 YG 엔터에인먼트와 합병했다.

사실 혼자서 독립적으로 일하다 보니, 모델이라는 직업이 너무 좋아졌다. 예전에는 모델들이 해외로 진출하거나, 국내에서 연기자로 전향하는 방향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모델이 활성화되면서 모델에게 방송이 오픈됐다.

양현석 대표와 원래 알고 지냈다. 처음에는 가볍게 같이 일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2013년 연말쯤 YG쪽에서 전략적 교류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을 제시했다.

처음에는 YG가 가수가 많은 회사라 과연 모델과 어떤 시너지가 있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당시 타이밍이 좋았던 게, 모델 출신 배우인 김우빈과 이종석이 떴고, 그때 감독님들과 피디분들이 모델을 찾기 시작했다. 모델테이너라는 (모델과 엔터테이너의 합성어) 직업이 각광받기 시작한 것이다. YG에도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차승원, 최지우, 강동원과 같은 모델 출신 배우들이 대거 들어왔다.

K-Plus와 YG가 낼 수 있는 가장 큰 시너지 효과는 모델들이 방송으로 보다 쉽게 진입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콘텐츠 제작이 두 번째다. 작년에 YGKPLUS에서 처음으로 웹드라마 “우리 헤어졌어요”를 제작했는데 매우 성공적이었다.

올해에는 중국 제작사와 같이 웹드라마와 웹예능 4개 정도 제작할 예정이다. 출연진 캐스팅은 YG엔터테인먼트와 YGKPLUS모델 같이 할 예정이다.

또, 작년에 부산에 YGKPLUS 모델 아카데미 지사가 생겼고, 올해 방콕에 하나 더 생길 것 같다. 내년에는 상해나 북경으로도 진출할 계획이다. 방콕에 아카데미를 먼저 설립하는 이유는 그쪽에서 먼저 제안을 했다. 중국에서 제안은 더 많이 했지만 (그쪽에서) 심사숙고 하는 것 같다.

6. 모델을 캐스팅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입니까? 또, 모델로서 갖춰야 할 필수적인 조건은 무엇인가요?

모델은 키만 크면 되는 것이 절대 아니다. 전체적으로 몸의 균형을 본다. 키에 비해 다리가 너무 짧거나 얼굴이 크면 안 된다. 비율이 첫 번째. 그리고 개성. 훈남이다, 잘생겼다 하는 것 보다 모델은 개성이 중요한 것 같다. 모델 박형섭의 경우 귀가 크고 얼굴이 진짜 작다. 그래서 잘됐다. 그 다음에 보는 것이 분위기다. 도화지 같은 외모를 가진 모델을 선호한다. 화장에 변화무쌍한 친구들이 좋다. 너무 얼굴이 뚜렷하면 소화하기 힘들다. 그리고 내추럴한 미가 중요하다. 모델들은 너무 성형을 많이 하면 안 된다.

7. 소위 해외에서 통하는 모델과 국내에서 통하는 모델 외모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예를 들어 예전에는 해외에서 전형적인 동양인 외모를 가진 모델들이 통했다. 눈도 찢어지고 코도 낮은. 그런데 이젠 바뀌었다. 요즘 외국 에이전시에서도 개성도 있고 예쁜 얼굴 작은 한국모델을 선호한다. 모델 최소라는 루이비통 전속모델뿐만 아니라 코치, 마크 제이콥스 캠페인을 찍고, 모델 박형섭은 닐 바렛과 유니클로 광고를 찍었다.

이제는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 모델들도 쇼는 기본이고 글로벌 캠페인을 찍는다. 박형섭과 최소라가 2년 전에 길을 터놨다. 그리고 이번에 모델 이봄찬이 버버리 프로섬 쇼 메인으로 섰고, 루이비통 패션쇼에 캐스팅됐다.

이번에 해외에서 모델 조한, 이봄찬, 정용수 그리고 최한빈이 활약했다. 예전의 경우 여자 모델이 활약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남자는 거의 전무했다. 그런데 요즘 많이 바뀌었다.

8. 외국 모델들의 경우 (뉴욕, 런던, 파리, 밀라노) 수익이 연예인 못지 않다. 그래서 모델이라는 직업으로도 먹고 살 수 있는 수준인데, 한국 모델들의 경우 모델 수익으로만은 생활이 어려워 대다수가 연예계로 진출하려 한다. 이런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나는 모델이 열정이 있고, 열심히 하며, 끊임없이 기다린다면. 모델로서 모든 조건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결국은 본인이 얼마만큼 최선을 다하는 가에 따라서 가고자 하는 곳을 갈 수 있는 것 같다.

해외에서도 톱 모델 중 최고의 저택 살 수 있는 친구는 몇 없다. 반면 우리나라 패션 시장은 굉장히 좋아졌다. 지금 한국에서 상위 5% 모델이 되기가 힘들지 모델이라는 직업이 배고픈 직종은 아니다. 국내 시장도 커졌고, 해외에서도 활동하면, 우리 회사에서는 일한 만큼 보상한다. B급 모델만 되도 웬만한 직장인보다 더 잘 번다.

9. 앞으로 고은경 대표님께서는 어떤 목표를 갖고 계신가요?

궁극적으로 YG와 일을 하면서 국내에 최고 예능학교를 만드는 것이다.

- 김재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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