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2002년 처럼 한국 하나로 만들고 파"
슈틸리케 감독·차두리 강연회 참석해 현실적인 조언 "학업 병행해야"
울리 슈틸리케(62) 축구대표팀 감독이 한국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했던 이유와 본인의 지도 철학을 공개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26일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강연회 '태극마크, 그 이름을 빛내다'에 참가해 "2002년 한일월드컵 때 봤던 한국 국민의 열정을 직접 느끼고 싶어 감독직 요청을 받아들였다"라고 밝혔다.
슈틸리케 감독은 2002년 독일축구대표팀의 전력분석관으로 활동했다. 그는 "당시 한국에서 3주 동안 생활했는데, 한국 국민이 하나가 돼 대표팀을 응원하는 모습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축구협회가 감독직 제의를 했을 때 망설임 없이 수락하게 된 까닭도 2002년의 기억 때문"이라면서 "이젠 내가 축구를 통해 한국 국민을 하나로 만들어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9월부터 시작하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준비에 여념이 없다.
그는 올해 여름 휴가도 반납하고 K리그 클래식 등 현장을 누비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K리그가 시즌 중이기 때문에 자리를 지키는 게 당연하다"라며 "지도자는 성적과 기록을 남길 뿐이다. 휴가를 며칠 썼고, 얼마나 쉬지 않고 일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날 강연장엔 유소년 학생 선수들이 대거 참석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어린 선수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남기기도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나는 어린 시절 축구선수로 성공할 수 있을지 확신이 들지 않았다"라며 "프로 데뷔 첫해까지도 학업과 학교 실습을 병행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 생활엔 변수가 많다. 어떤 삶이 이어질지 모른다. 이를 대비해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날 강연엔 슈틸리케 감독과 전 국가대표 차두리(36), 여자 국가대표 김정미(32)가 참여했다.
차두리는 "작년에 은퇴한 뒤 독일과 영국에서 많은 경기를 보면서 공부했고 (B급)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했다"라며 근황을 밝혔다.
그는 이날 모인 유소년 선수들에게 "나도 대학교 재학 당시 축구를 그만두려고 했다"라며 "당시 (고려대) 신문방송학과를 선택했는데, 축구를 그만둘 경우 축구기자나 칼럼니스트가 될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축구에 매몰되기보다 넓은 시야를 갖고 미래를 준비하라는 조언이었다.
차두리는 "선수 생활을 하면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수없이 반복된다. 나중에 돌이켜봤을 때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모든 걸 쏟아내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차두리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2부 강연회에서 아버지인 차범근 전 감독의 교육 철학을 공개하기도 했다.
차두리는 "아버지는 내가 어렸을 때 축구장에 한 번도 안 오셨다. 축구를 잘해야 한다고 말씀하신 적도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는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고, 그 말씀이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차범근 전 감독이 무거운 부담을 주지 않았기에 선수 생활에 전념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그는 "차범근의 아들로 선수 생활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아버지의 교육 철학으로 행복한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다"라고 마무리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