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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동물원 조련사가 카메라 밖 청중을 향해 수박 한 덩어리를 치켜 올리며 시선을 집중시킨다. 수박으로 뭘 어쩌자는 걸까.
그런데 수박이 시선을 끈 건 그들만이 아니다. 조련사가 서 있던 난간 밑으로 하마 한 마리가 조련사가 있는 방향으로 집채만한 몸을 이끌며 서둘러 오고 있는 것이다. 마침내 기다렸던 순간이 온 듯 하마의 기세는 사슴 같은 선한 눈망울과 달리 저돌적이다.
조련사 발 밑까지 온 하마는 입을 크게 벌린다. 수박을 원하는 것이다. 위협적으로 아래턱에 솟아나있는 성인남성의 손 크기만한 두 개의 송곳니는 천연덕스럽게 조련사가 수박을 주기를 기다리는 모습과 어울리지 않을 정도다.
클라이맥스는 수박을 받아먹는 하마의 턱의 힘. 사람의 맨손으로 쪼개기조차 힘든 찰진 수박을 이 수륙양용 초식동물은 마치 가위로 종이 자르듯이 주둥이를 닫으며 가볍게 해치운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 수박이 한껏 머금고 있던 넘치는 과즙이 햇살 쨍쨍한 현장의 더운 날씨 속 하마의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시켜 주는 듯하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