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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화여자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Trent Bax =
최근 발생한 2건의 끔찍한 청소년 범죄가 일반 대중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 두 사건 모두 여학생들이 관여되어 있지만 실제 청소년 범죄자 중에서 여학생은 남학생에 비하여 그 수가 매우 적다. 먼저 첫 건은 부산에서 4명의 여중생이 14세 여학생을 잔인하게 폭행한 사건이다.피범벅이 된 피해자의 사진과 함께 폭행장면이 담긴 비디오 영상, 그리고 가해자들의 안하무인적인 문자메시지가 이 사건을 전국적인 관심사가 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인천에서 8세 여아를 납치,살해하고 신체를 절단한 18세 소녀가 20년 형을 선고 받은 사건이 있다.
분노한 수십만 시민들이 정부에 강력한 처벌을 위한 법률 개정을 청원하고 있다. 범죄청소년들이 소년법 때문에 자신들이 강하게 처벌받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고,그래서 청소년범죄가 억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책은 감정이 아니라 증거(evidence)에 기초하여야 한다.
지금처럼 감정에 치우친 반응은 근본적으로 인식과 정책간의 관계에 대한 것이다. 범죄학자들은 청소년범죄를 설명하기 위하여 두가지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하나는 청소년범죄는 다른 사람의 감정과 권리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 않는, 자기통제력(self-control)과 공감(empathy)이 부족한 자기 중심적인 청소년들에 의하여 저질러진다고 본다. 그러므로 청소년비행을 저지르는 청소년은아동이라기 보다는 성인범죄자처럼 인식된다. 두번째 견해는 청소년범죄를 가정폭력으로 고통받고 있는 아이의 구조외침(cry for help)으로 본다. 따라서 청소년범죄자를 나이 어린 성인범죄자(young adult)라기 보다는 아동으로 인식한다.
청소년 범죄에 대한 이러한 생각은 소년사법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보여준다. 청소년을 조직폭력배(gangster)처럼 보는 사람들은 엄격한 처벌이 거의 효과가 없다는 방대한 자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처벌과 억제 중심의 정책을 주장한다. 반대로 청소년들을 열악한 환경의 피해자로 보는 사람들은 교화와 교정중심의 정책에 호의적이다. 사실 이 정책이 가장 효과적이다.
만약 범죄청소년이 정말로 그들이생각한그대로라면 그 정책이 실행되었을 때 효과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범죄청소년이 그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다면 실행된 정책이 효과적이지 못할 것이고,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나는‘Bullying and Violence in South Korea: From home to school and beyond(한국의 학교폭력과 괴롭힘: 집에서 학교 그리고 그 너머까지)’라는 책을 쓰면서 한국의 청소년범죄를 이해하려고 시도하였다. 이 책은 학교폭력으로 학생들의 자살이 빈번히 발생하고 어른들이 청소년폭력에 분노하던 2011-2013년 사이에 구상되었다. 시민들은 학교에서의 폭력이 점점 걷잡을 수 없어지고,청소년범죄는 점점 저연령화, 흉포화, 조직화 되어 간다고 인식했다. 그러나 범죄 통계를 보면학교폭력은 1950년대부터 매년 반복되고,계속되는 문제였다.
범죄통계에서 청소년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통계는 한국 학생에 의한 신체폭력은 일관되게 낮은 수치를 보여준다. 그리고 2003-2008년과 2010-2016년에 실시된 청소년패널조사를 비교하면‘왕따’와 ‘집단괴롭힘’이 지난 몇 년 동안 현저하게 감소하고 있다.
나의 연구에서여러 문화권에서 공통적으로 예측되는 비행예측요인으로 학교폭력 가해자는높은 부모의 이혼율,방임,권위적인 양육과 폭력,일관성없는 훈육과 빈곤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청소년범죄자들이 학교에서 가해자가 되기 이전에 가정에서 피해자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엄벌만을주장한다면 범죄청소년들이 직면하고 있는 발달상의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실패하게 될 것이다. 범죄학에서의 여러 증거들에 따르면 엄격한 처벌은 부정적인 범죄적 효과를 만들어낸다. 즉 교육과 고용의 기회를 줄이고,이는 또다시 불량한 친구와 결속을 강화시켜서 결국 범죄에 이르게 만든다. 반대로 권위적인 양육을 개선하는 가족 치료,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직업훈련 등은 범죄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기회를 제공한다.
범죄청소년에게 “도대체 왜 그러냐?”고 소리치고 싶은 마음은 이해된다. 그러나 “너에게 무슨 일이 있었니?”라고 묻는 것이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