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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판사역할 대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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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국제행사 참석한 美인공지능 학자들 공동인터뷰

"인공지능(AI)이 인간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판사의 역할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대법원이 18일 '제4차 산업혁명과 사법의 마래'를 주제로 여는 국제법률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세계적인 인공지능 학자들은 인공지능이 근본적으로 판사의 역할을 대신할 수 없고, 대신해서도 안 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인공지능 기술발달을 평생 연구해온 오렌 에치오니 미국 앨런인공지능연구소장과 로만 얌폴스키 미국 루이빌대 사이버보안연구소장은 17일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오렌 소장은 "판사는 판결을 내리기에 앞서 사건 자체에 공감과 연민을 느끼고 사회적 합의에 대한 판단을 내린 후에야 판결을 내릴 수 있다"며 "판사의 역할을 (이러한 사고작용이 불가능한) 인공지능에 맡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로만 소장도 "인간은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의 가치를 가장 우선해 판결을 내릴 수 있다"며 "인공지능이 판사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 가능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결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두 학자 모두 인공지능이 고도로 발달하면 결국 판사의 역할을 대신하는 인공지능이 등장하는 것은 피할 수 없고, 이 때문에 사법부는 미리 대처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로만 소장은 "인공지능이 판사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와 판사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느냐의 문제는 별개"라며 "인공지능이 사법 영역에 적용된다면 사법부 구성원은 기술의 오용이 없는지, 잘못된 데이터가 투입돼 잘못된 결과가 돌출될 염려는 없는지 미리 공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법원을 제외한 하급심의 판단을 인공지능이 맡는다면 오히려 효율적일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다.

오렌 교수는 "인공지능이 1, 2심을 맡아 재판 절차를 자동화한다면 효율성이 증가할 것"이라며 "판사에게 재판을 받으면 6개월이 걸리지만, 인공지능을 통해서는 당장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가정하면 당사자들이 협의해 누구에게 판단을 받을 것인지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만 소장도 "여러 기업에서 개발한 인공지능이 일치된 판결 결과를 내놓는다면 그대로 따르고, 불일치하면 인간 판사에게 다시 판단을 맡기는 방식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정 풍경도 크게 변화할 것으로 이들은 전망했다.

오렌 소장은 "법정 내에 카메라가 곳곳에 설치돼 당사자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촬영하고 거짓말탐지기 등을 활용해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하는 모습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로만 소장도 "인공지능이 판사를 대체한다면 법정 자체가 사라지고, 피고인의 외모에 따라 재판 결과가 달라지는 것도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공지능의 대체로 법조 비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로만 소장은 "특정 기업이 의도적으로 개발하면서 넣은 오류나 잘못 투입된 데이터 등의 문제가 발생하겠지만 적어도 지연이나 학연 등으로 얽힌 법조 비리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오렌 교수도 "인공지능으로 인간 본성에 의한 법조 비리 문제 즉 '밀실주의'를 극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인공지능이 변호사 역할을 대체해 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권리가 크게 신장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나왔다. 오렌 소장은 "재정적 문제로 변호사의 도움을 받지 못했던 사람들이 인공지능 변호사로 이전보다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빈부에 의해 차이가 날 가능성도 적어 변호사 업계에선 긍정적인 변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