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timesThe Korea Times

해경, '격침도 불사'…실제 함포 사격하나

Listen

총기사용 가이드라인 있어도 책임 부담에 소극적 사용

해경이 단정침몰 사건을 계기로 또 한 번 불법 중국어선 단속에 강한 의지를 밝혔지만, 불법조업을 근절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제기된다.

정부는 11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공용화기(함포) 사용과 경비함정이 직접 중국어선을 충격해 제압하겠다는 내용의 불법조업 중국어선 단속강화 대책을 발표했지만 대부분 기존 대책이 되풀이되는 선에서 그쳤다.

이번 대책에서 핵심으로 꼽히는 공용화기 사용과 모함을 이용한 선체충격 방침 역시 실제로 단속 과정에서 적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해경은 2011년 12월 이청호 경사 순직 사건이 터진 직후에도 단속 경찰관의 안전 확보를 위해 중국어선 접근 단계서부터 총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고 지난해 3월에는 함포 사용도 신중하게 고려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해경의 이런 강력대응 방침은 실제로는 선언적 발표에 그친다는 지적을 받는다.

일선에서는 해경의 총기사용 가이드라인에서 "정당하게 총기를 사용한 경찰관에게는 행정적 책임을 묻지 않는다"고 규정했지만, 사법적 책임 등을 우려해 개인화기(소총, 권총 등) 사용에도 소극적인 실정이다.

현행 가이드라인도 '외국어선이 단속경찰관을 피랍하거나 사상자를 발생시키고 도주하는 경우'와 '주변 어선단의 접근 등으로 나포 어선에 승선해 있는 단속경찰관의 안전 확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를 공용화기 사용요건으로 제시했다.

따라서 이번 3005함의 고속단정이 침몰한 사건에서도 가이드라인에 따라 공용화기를 사용할 수 있었으나 해경은 개인화기도 위협사격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함을 이용한 선체충격 역시 해경은 침몰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해군의 '밀어내기'로 불리는 차단기동 방식이라고 설명했으나 실제 사용될지 의문시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어선 단속 경험이 있는 해경은 "모함을 이용한 선체충격은 해경이나 중국어선 모두에게 위험한 방식으로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춘재 안전처 해양경비안전조정관은 "공용화기는 살상력이 높기 때문에 사용에 신중하라는 기조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 사건처럼 폭력 저항이나 물리적 충돌로 안 쓰면 안 되는 경우에는 사용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는 이날 선제 단속 활동을 벌이겠다며 기동전단을 운영하고 유관기관 합동단속을 추진한다고 밝혔으나 이는 성어기만 되면 단골로 등장하는 대책이다.

올해 6월에도 우리 어민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역에서 직접 불법조업하던 중국어선을 나포한 직후에도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는 서해 NLL 해역에 중국어선 단속전담 기동전단을 가동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해경은 1천t급 이상 대형함정 4척과 고속단정 8척, 헬기 1대를 투입해 기동전단을 구성했으나 조직을 신설하는 대신 다른 지역의 함정과 특공대를 동원한 한시조직으로 운영했다.

정부는 이날 대책에서도 단속 세력 증강과 관련해 "단기적으로는 현재 세력을 최대한 활용해 성어기 기동전단 투입 등 단속 세력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경은 올해 행정자치부에 서해5도경비단 신설을 요청했으나 협의 과정에서 무산되고 한시조직인 태스크포스(TF) 운영으로 결론이 났다.

다만 안전처의 해경본부와 중부, 서해, 남부 등 3개 지방 해경본부의 경비와 구조안전을 분리하는 조직개편만 통과됐다.

불법조업을 엄단하겠다며 원칙적으로 구속수사한다는 방침 역시 지난해 2월에 검찰이 발표한 바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