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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면 모든 것이 해결? (재미교포가 말하는 '헬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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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이내 미국으로 이주한 한국인 10명 심층 인터뷰

-“언어, 문화적 장벽이 또 다른 어려움으로 다가와”

-“인종차별 여전; 주류사회로 진입하는데 제약 많아”

(댈러스=코리아타임스) 한제인 특파원 = ‘헬조선’이라 불릴 만큼 팍팍해지는 한국으로부터의 탈출을 꿈꾸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떠난다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일까?

코리아타임스는 최근 10년 이내 미국으로 이주한 한인 10명을 인터뷰 했다. 그리고 그들이 말하는 `탈 한국'에 대한 현실을 들어보았다.

“솔직히 말해서 정말 차원이 달라요,'' 김가영씨 (38)는 말했다. 2년 전 아틀란타로 이민을 결심한 김씨는 한국에서 CS분야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더욱 힘들었다고 한다. “소위 말하는 갑질이 제일 견디기 어려웠어요. 이제 그런 문제는 없지만 또 다른 문제들이 기다리고 있네요.”

김씨는 언어와 문화적 차이가 새로운 어려움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사실 일본 외에 해외가 처음이라 미국과 서구사회가 저에게 너무나 생소해요. 여기에서 편안함을 느끼려면 한참 걸리겠죠.”

10년 전 이민 온 박정현씨 (55)에게는 언어, 문화는 더 이상 큰 걸림돌은 되지 않는다.

``첫 3년이 가장 힘들었죠,'' 그는 말했다. 현재 남편과 LA에서 빨래방을 운영하고 있는 김씨는 지금의 삶이 경제적으로 정서적으로 만족스럽다고 한다.

“우리 부부는 한국에서도 각자 일하는 시간이 엄청 났어요. 못 보는 날도 많았죠. 지금도 사실 일은 많이 하는데 여기에서는 여가 시간이 더 많이 허락되는 것 같아 좋아요.”

일반적으로 미국 사회는 가족과의 시간을 중요시 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가족과의 시간이 꼭 최우선이 아닌 사람들은 부족함을 느끼기 마련이다.

“한국은 재미있는 지옥이고 미국은 지루한 천국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댈러스에서 미용사로 일하고 있는 김씨 (41)는 말했다. “한국 생활에서 제일 그리운 건 다른 게 아니라 밤 늦게 슬리퍼 신고 걸어 나가서 동네 친구들이랑 맥주 한잔 하는 거에요. 여기서는 뭐 하나 하려고 해도 고속도 타고 30분 운전이 기본이죠.”

댈러스에서 회계사로 일하고 있는 김지현씨 (32)도 공감한다고 한다.

“한국 살았을 때에 비해 스트레스는 훨씬 덜 받아요. 근데 뭔가 인상이 참 무미건조해요. 집, 회사 그리고 교회가 인생의 전부랄까? 불평하는 건 아닌데 그냥 어쩌다는 좀 한국에 살 때 느꼈던 재미가 그리워요.”

김씨의 남편 지훈씨 (34)는 생각이 다르다.

한국에서 오랜 연구 생활을 했던 그는 고국을 떠난 것이 진정 ``탈출''이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내 연구 외에 신경 쓸 일이 너무 많았어요. 그 모든 것들을 완벽히 소화해야 인정 받을 수 있다는 현실이 참 씁쓸하죠.”

한국 대기업에서 거의 15년을 몸담아 온 최수현씨 (50)도 한국 사회 생활이 쉽지 않다는 부분은 공감한다.

현재 뉴저지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그는 “그때는 그게 왜 그렇게 힘들고 싫었는지. 상사 눈치 보랴 밤마다 회식 쫓아다니랴 바빴죠. 근데 지금은 그 생활이 또 그리울 때가 있어요,” 라고 말한다.

보편적으로 한국에서 온 이민자들, 자영업을 하면 특히, “소속감”을 많이 그리워한다.

“이민자들은 이곳 미국에서 발을 붙이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기 때문에 끊임 없이 자기들만의 소속감을 찾는 것 같아요,'' 아틀란타에서 공인중계사로 일하고 있는 김알리나씨 (44)는 말한다. ”그래서 미국에 살면 신앙심이 꼭 없어도 교회를 많이 다니는 것 아닐까요? 어디에라도 발을 붙이고 싶은 거죠.”

``미국사회에 침투하는 것은 정말 힘들어요. 아직도 인종차별은 분명 있거든요.''

버지니아에서 약사로 일하고 있는 존씨 (41)는 인종차별을 종종 경험한다고 한다.

“저는 전문직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저를 무시하는 것을 느낄 때가 있어요. 하지만 그런 부분은 제가 직접 이겨내야만 이 사회에서 진정 성공할 수 있다고 믿어요.”

한국이 그립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 마저 한국 생각이 가슴 아프도록 날 때가 있다고 한다.

그건 바로 가족이 보고 싶을 때다.

LA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정명회씨 (45)는 사랑하는 가족을 1년에 한번 또는 2년에 한번 밖에 못 본 다는 것이 가장 큰 불효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1년에 한번 보고 살아요? 이런 불효가 어디 있겠어요.”

시애틀에 거주하는 전업주부 김지영씨 (38)는 지금까지의 미국 삶은 상상해 왔던 그대로라고 한다.

``평화롭고 여유가 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것이 내 인생의 가장 큰 우선순위인가 묻게 되네요.''

5년 전 남편의 이직으로 미국으로 이주한 김씨는 자녀들에게는 한국에서 살 수 있다는 선택권을 늘 열어준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항상 물어요. 한국에 살고 싶다고 하면 꼭 기회를 주고 싶거든요. 지금은 헬조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삶이 팍팍하지만 미래는 당연히 바뀌어만 하고 바뀌겠죠.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