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코리아타임스) 박시수 기자, 우지원 인턴기자 = 국내에서 정식 허가를 받지 않은 생리컵 도입과 관련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3월, 한 여성단체가 추진한 생리컵 공동구매가 식약처에 의해 무산된 후 구매를 희망했던 참가자들 중 일부가 최근 서명 운동을 포함해 적극적 항의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식약처가 기존입장을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함에 따라 양측간의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처음 불거진 생리컵 논란은 지난 3월 초 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의 ‘생리컵 공동구매’시도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관련규제 미비를 이유로 불허하면서 재점화됐다. 개발원에 따르면 당시 공동구매를 공지한 지 일주일 만에 716건의 신청이 들어올 만큼 반응은 뜨거웠다.
공동구매를 진행한 개발원 관계자는 “발암물질이 검출된 생리대 독점사회에서 월경용품에 대한 선택권이 당사자들에게 없다는 것은 불합리한 처사”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생리컵 도입을 위해 식약처 민원이나 다른 단체들과의 연대 등으로 여성들의 선택의 권리를 인정받기 위한 운동이 필요한 때”라고 했다. 이에 동조하는 한 참가자는 SNS에 “이렇게나 까다롭게 굴다니 화가 날 따름이다. 시간이 더 걸려도 좋으니 기다리겠다”고 썼다.
실리콘 재질에 개당 2-3만원의 저렴한 가격에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생리컵은 지난해 생리대 가격 논란 이후 본격적으로 생리대의 대안용품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관련된 제도의 미비로 아직까지 국내에 공식적인 도입은 되지 않은 상태다. 현재 해외 직구 사이트를 이용해 구매하는 길만이 유일한 구입 방법이다.
생리컵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자 작년부터 일부 업체들이 생산 및 판매를 시도했으나 식약처는 의약외품에 해당하는 생리컵이 정식 허가를 얻지 않았다는 이유로 판매를 중지시켰다. 식약처 관계자는 코리아타임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국민의 안전과 건강이 걸려 있는 문제라 함부로 할 수 없다"며 "지금까지 인체에 검증되지 않았던 제품을 국내에 함부로 유통시켜서 국민들이 피해를 입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생리컵 제조, 판매를 희망하는 업체들과 여성단체들은 식약처의 이러한 태도가 “시대에 뒤떨어진 행태”라며 불만을 표하고 있다. 유럽 대부분의 국가들에서는 생리컵이 공산품으로 인정받아 제조 및 판매되고 있다. 미국과 호주의 경우는 이를 의료기기로 분류한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해외에서 공산품으로 승인했다고 해서 인체에 접촉하는 제품을 함부로 다룰 수 없다”며 생리컵을 의약외품으로 분류해 생산과 판매에 보다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현행 규격에 일치하는 생리컵을 생산 중인 업체들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시장 상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답변을 보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