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덕 주 싱가포르 한국대사
(코리아타임스=싱가포르) 김재경 특파원 = 이상덕 주 싱가포르 한국대사는 미사일 발사, 김정남 암살 등 최근의 연이은 도발 이후 “아세안 (동남아연합) 지역에서 북한의 고립이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사는 최근 싱가포르 대사관에서 갖은 코리아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동남아 지역에서 북한의 잠재적 위협에 대해서 재인식 하자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사는 이어 “앞으로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현재로서는 북한의 고립이 심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대사의 평가는 연이은 도발 이후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커져가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 주목된다.
북한은 그 동안 외교고립 및 중국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아세안 국가와의 외교관계를 유지하는데 공을 들여왔다. 현재 북한은 아세안 10개국 가운데 브루나이와 필리핀을 제외한 8개국에 대사관을 두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2270호 이행 차원에서 지난 7월 말 북한을 비자면제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공식 발표한 바 있으며, 이에 따라 10월부터 이를 실제 시행하고 있다. 3월 초에는 김정남 암살을 둘러싼 외교갈등으로 말레이시아 정부도 북한을 비자 면제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 대사는 “비자면제 조치로 북한의 싱가포르 입국 및 활동이 크게 제한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 사람들은 그 동안 30일간의 싱가포르 무비자 입국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모두 사전 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
탄핵 이후 한국의 정치 및 행정시스템 개선에 대한 질문에 이 대사는 싱가포르 정부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사는 “싱가포르는 정부에서 일단 수립한 정책은 일관성 있게 집행함으로써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일반 국민들도 이러한 정책을 신뢰하고 따르는 선순환적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청탁금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도입 과정에서 싱가포르의 사례를 많이 참조한 것으로 알고 있는 데, 이러한 법이 정착되고 정치·행정 문화가 보다 선진화될 수 있도록 정부나 국민 모두가 인내심을 갖고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A: 우리나라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자 미·중·일·러 등 강대국들에 둘러싸여 있는 지정학적 상황에 놓여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4강 외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러한 지정학적 상황에서 우리의 입지 강화를 위해 외교적 지평을 보다 넓혀나가야 한다는 것은 북한의 잇따른 핵·미사일 도발, THTAD 배치를 둘러싼 갈등 등 최근 한반도 정세가 그 이유를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외교적 지평확대·다변화 전략을 추구함에 있어 우리가 가장 역점을 두고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할 상대가 바로 아세안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또한, 그러한 점에서 아세안의 허브이자 아세안 진출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싱가포르의 중요성을 우리는 다시금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아세안과의 관계를 발전시켜나가는데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아세안이 아직까지는 통합된 단위가 아니라 개별국가로 구성되어 있는 느슨한 체제인 만큼, 아세안에 대한 접근에 있어서도 전체로서의 대아세안 전략 못지않게 아세안 개별 구성국들과의 양자외교를 중시하고, 이러한 양자관계의 토대 위에 한-아세안 관계강화를 도모해 나가야 한다는 점입니다.
A: 싱가포르는 작은 도시국가이긴 하지만, 1인당 GDP 규모가 5만달러를 상회하는 아시아 최고 부국으로서 한류 구매력이 높을 뿐만 아니라, 중국계, 말레이계, 인도계 등 다양한 민족들로 구성되어 있어, 동남아 한류 확산을 위한 거점국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이 곳 싱가포르에 소재하고 있고,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도 동남아 지역의 Hub 역할을 하기 때문에, 특정 주요 국가들에 의존하는 한류 수출 전략을 다변화한다는 측면에서도 이 곳 싱가포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아울러 대중문화뿐만 아니라 한국의 문학·공연예술 등 우리의 다양한 고급문화도 함께 전파함으로써 우리 문화의 격에 대한 인식을 제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문화라는 것이 일방적이기 보다는 쌍방향적인 흐름을 가지게 될 때에 문화교류 본연의 목적을 충실히 달성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싱가포르 내 한류 행사도 최대한 현지인이 직접 참여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한국 내에 싱가포르를 포함한 동남아 문화에 대한 이해도 함께 증진시키는 쌍방향적 문화교류 증진을 위해서도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A: 오늘날 싱가포르의 성공에는 동남아, 서남아, 중동을 잇는 지리적 요충지라는 장점도 작용했지만, 무엇보다 실용주의, 실리주의에 입각하여 내·외국인 기업을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개방적 자세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에서는 유능한 인력이라면 외국인이라도 정부 및 공공기관 요직에서 마음껏 자기 역량을 펼칠 수가 있습니다.
또한, 과감한 규제개혁으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든 점입니다. Uber나 Grab 같은 공유경제 서비스가 보편화되어 있고, 아직 실험단계지만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택시도 실제 도로에서 다니는 곳이 싱가포르입니다. 이처럼 싱가포르는 새로운 기술이나 사업모델을 실험적으로 구현해 볼 수 있는 최적의 테스트베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A: 한국과 싱가포르는 경제 측면에서 상호보완성이 대단히 높은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싱가포르는 능숙한 영어 구사능력을 바탕으로 광범위한 해외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고, 자본 조달능력이 뛰어나나, 좁은 국토와 한정된 인적 물적 자원이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반면, 한국기업, 특히 중소기업은 뛰어난 기술력과 현장 경험을 갖고 있으나, 해외 네트워크, 자본조달 능력 등에서 애로를 겪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과 싱가포르간에는, 특히 양국의 중소기업간 협력, 제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분야에서의 협력 등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금년에는 싱가포르 현지사정에 적합한 중소기업 협력, 의료서비스 및 바이오 산업분야 협력 강화에 중점을 두어나가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