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코리아타임스) 정민호 기자 = 통신료 인하가 이동통신업계의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이용요금을 내지 않고 출국하는 외국인들을 통신회사들이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사실이 취재 결과 드러났다.
한국에서 3년간 영어강사로 근무했던 미국인 A씨는 마지막 달 통신요금을 내지 않고 이번 달 초 미국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해도 아무런 문제 없다는 친구들의 ‘팁’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LG유플러스와 KT에 따르면 “상당수” 외국인들이 이처럼 요금을 내지 않고 출국한다. 돌아올지, 않을지도 모르고, 행여 돌아온다 하더라도 미납 요금만 처리하면 다시 핸드폰을 개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취재에 응하지 않았지만 상황은 비슷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문제에 대한 통신사들의 유일한 대책은 미납 외국인들에 대한 정보를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를 통해 공유하고 요금이 완납될 때까지 핸드폰 개통을 해주지 않는 것이다. 그렇지만 다른 벌칙 조항 (페널티)이 없어서 사실상 “내면 손해”다.
이런 사실은 이미 외국인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다. 영어강사 B씨는 자신의 친구들 중에 요금을 “정상적으로 지불하고 출국한 사람이 거의 없다”면서 “외국인 강사들의 양심문제와 시스템의 두 가지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웹사이트나 온라인 커뮤니티 같은 공간에서도 “한국에서 핸드폰 요금 안내고 출국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묻는 질문, 답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낼 필요 없다”부터 “책임감 있게 내고 가라”는 답변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현재 시스템은 전적으로 그들의 양심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외국인들의 “먹튀” 문제를 규제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원 등 외국인들을 고용하는 업주들은 공과금 등을 내지 않고 몰래 출국해 버리는 외국인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기도 한다.
국내에서 거주하고 일하는 외국인 수가 늘어남에 따라서 이와 같은 사례는 앞으로 더욱 증가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제시한 가계 통신비 인하 공약의 핵심이었던 기본료 폐지는 통신업계의 거센 반발로 여전히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