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 October 23, 2017 |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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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 2017-08-22 11:33
Updated : 2017-08-22 13:10

'비뚤어진 애국심?' 얼룩진 레드불 농구대회

(서울=코리아타임스) 박시수 기자, 우지원 인턴기자 = 에너지 음료 브랜드 ‘레드불'이 국내에서 주최한 3대3 농구대회가 '비뚤어진 애국심'에 의한 승부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오는 9월 미국에서 열릴 예정인 결선에 한국팀이 출전해야 한다는 마음에 참가한 한국 선수들간에 노골적인 점수조작이 이루어졌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는 외국인 선수들이 일부 포함된 유력한 우승 후보팀이 결승 진출에 실패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비정상적인 경기 진행 사실을 알고도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은 레드불 코리아의 대응방식도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한국팀이 이겨야만 애국?

19일 한강시민공원 잠원지구에서 개최된 농구대회 ‘레드불 레인' 에는 총 48개 팀이 참가해 본선에서는 8개 팀이 2개 조로 나뉘어 경쟁했다. 이 중 1조에서는 유일하게 외국인 선수들로 구성된 ‘프로젝트 X'팀의 결승 진출을 막기 위해 한국인 팀들 사이에 단합이 이루어졌다는 문제제기가 경기 도중 이뤄졌다.

대회 규정상 4명으로 구성된 각 팀의 멤버들 중 2명 이상은 반드시 한국인이어야 한다. 승부조작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팀 ‘프로젝트 X'는 한국인 두 명과 미국인 두 명으로 구성되었으며, 여기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진 팀 ‘Uptempo', ‘Will', ‘ONG'는 모두 한국인 선수들로 구성됐다.

해당 농구대회에는 승패와 무관하게 각 라운드의 누적점수로만 우승을 결정하는 규정이 존재한다. 이를 악용한 일부 팀들이 외국인 팀의 결승 진출을 막기 위해 한 팀에게 점수를 몰아주는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 그 결과 Uptempo 팀이 ONG 팀과의 경기에서 71골이라는 점수를 일방적으로 득점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해당 경기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의 일부. 검은 유니폼(팀 Uptempo)을 입은 선수의 공격을 상대팀(팀 ONG) 선수들이 제지하지 않고 있다.
/ 외국인 농구 커뮤니티 'Project Ball' 주장 Hindson Her 씨 제공

실제로 경기 전체를 관람했다고 밝힌 한 관객은 "처음에는 모든 팀들이 페어플레이를 했으나 게임이 진행되며 부정행위가 노골적으로 드러났고, 항의를 해도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자 사람들이 영상을 찍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다른 팀들이 외국인 팀을 못 올라가게 하자" 등의 발언을 하는 것을 들었다는 증언도 등장했다.

특히 피해팀인 프로젝트 X는 승부조작이 이뤄지기 전까지 경기의 최종 우승팀인 ‘아울스'보다 18점에 앞서고 있어 유력한 우승 후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경기의 영상은 SNS를 타고 외국인 커뮤니티에 퍼지면서 인종차별 논란으로까지 번지는 중이다.

그러나 주최 측은 이러한 논란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반박했다. 레드불 코리아 관계자는 "해당 영상에 등장하는 팀은 대회에서 룰이 악용되는 것에 대한 항의의 의미로 마지막 경기를 보이콧한 것"이라며 "두 팀이 담합하여 승부조작을 하거나 인종차별적인 이유로 특정 팀을 탈락시키기 위해 진행된 경기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심판들이 긴급 회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는 일부 증언에 대해서는 "당시 심판진과 준결승에 진출한 모든 팀이 함께 논의한 결과, 기존 룰대로 경기를 계속 진행하자는 참가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합의 하에 경기가 재개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프로젝트 X팀 역시 여기에 동의했다는 것이 주최 측의 주장이다.

한편 고의적인 점수 몰아주기로 결승전에 진출한 팀 ‘Uptempo'는 팀 ‘아울스'와의 경기에서 패하면서 2위에 머무르는 데 그쳤다. 한국 대표로 최종 선정된 팀 아울스는 올해 9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레드불 레인 월드 파이널'의 출전권을 얻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