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timesThe Korea Times

단독 30조 규모 KFX사업 홍보에 게임영상 무단사용

Listen

왼쪽은 KF-X 홍보영상. 오른쪽은 미국 EA사의 ‘배틀필드 3’영상

국방과학연구소(ADD), 항공우주산업(KAI), 제작업체는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

(코리아타임스=서울) 이한수, 박시수 기자 = 최대 30조 원의 정부예산이 투입되는 한국형 전투기 사업(KF-X)을 홍보하는 영상에 인기 컴퓨터게임 영상이 무단으로 사용된 사실이 코리아타임스 취재결과 확인됐다.

해당 게임 영상은 일본 반다이남코 엔터테이먼트사의 비행슈팅 게임 ‘에이스 컴뱃: 어썰트 호라이즌’과 미국 EA사의 ‘배틀필드 3’에서 발췌된 것으로 KF-X 홍보영상(제목: KFX 홍보동영상 ADD)에 약 10초간 삽입(6분53초에서 7분3초까지)되었다. 문제의 홍보영상은 약 1년 전부터 유튜브와 기타 KF-X 홍보 웹사이트 등에서 시청이 가능했고, 지금껏 1만2천회 이상 재생되었다. 이 영상은 국회 국방위 소속 국회의원들에게도 선보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저작권위원회에 한 관계자는 “이 정도 길이에 무단사용은 저작권 위반 소송의 대상이 되기 충분하다”고 했다. 해당 홍보영상의 제작비는 대략 4천 만원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또 있다. 홍보영상 제작에 관여한 국방과학연구소(ADD), 항공우주산업(KAI), 영상제작업체 나빅스 중 어느 곳도 게임 영상 무단사용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고,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하다는 것이다.

국방과학연구소 신환규 선임 관리원은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홍보영상과 관련한 논란이 발생한 점에 대해 정중하게 사과한다”며 “문제의 홍보영상의 사용을 즉각 중단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영상제작에 대한 세세한 일은 국방과학연구소의 소관은 아니었다”며 “영상을 직접 제작한 영상제작업체 나빅스에 1차적인 책임이 있다”고 했다.

왼쪽은 KF-X 홍보영상. 오른쪽은 일본 반다이남코 엔터테이먼트사의 비행슈팅 게임 ‘에이스 컴뱃: 어썰트 호라이즌' 영상.

하지만 나빅스 김윤각 대표는 자신도 책임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는 “당시 공개입찰로 영상 작업을 수주한 후 KAI에서 담당자가 파견을 나왔다”며 “그 담당자는 우리에게 F-35 홍보 영상과 비슷하게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고 이에 필요한 시놉시스와 콘티 그리고 기타 필요한 자료를 제공했고, 제작 과정에서 띄어쓰기, 맞춤법까지 KAI에서 총괄 관리하여 제작했다”고 했다. 제공된 자료에 게임 영상도 있었냐는 질문에 나 대표는 “그것은 기억나지 않는다”며 “하지만 이것은 정부사업이기 때문에 우리가 무엇을 임의로 삽입할 수 있는 재량권은 없었다”고 했다.

KAI에서도 책임을 부인하고 있다. 홍보영상 제작에 관련하여 KAI 홍보팀 김성필 차장은 “우리가 연구원을 (나빅스에) 파견했고 필요한 시나리오, 콘티 등을 제공했지만 게임 영상을 제공한 적은 없는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라고 했다.

본지는 게임 영상이 무단으로 도용 당한 반다이남코 엔터테이먼트사와 EA사에 본 사건과 관련된 입장표명을 요청했지만 이에 응하지 않았다.

국방과학연구소는 영상 무단사용으로 인한 소송이 발생할 경우 이에 책임을 지고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KF-X 사업은 공군의 노후 전투기 대체를 위한 차세대 전투기 개발사업이다. 2014년 12월 정부는 KF-X 사업에 대해 사업 기간(2014~2028년) 동안 총 사업비로 8조 8,421억 원을 확정했다. 초기 개발비는 8조 8,000여억 원이고, 전투기 120대를 양산하는데 9조 6,000억 원이 든다. 운용유지 비용까지 포함하면 총 사업 규모가 약 30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